▲ MBC불만제로 방송화면 캡쳐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커피소비량은 228잔으로 미국, 브라질에 버금가는 커피 소비 대국으로 꼽힌다. 그러나 밥값 못지 않게 비싼 커피 가격에 소비자들은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MBC '불만제로'가 커피를 제조하는 커피머신의 위생상태에 문제를 제기해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방송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불만제로'는 커피머신 내부의 위생상태에 대해 집중보도했다. 제작진은 먼저 전 커피프랜차이즈 엔지니어로부터 "필터 관리를 제대로 안해줌으로써 교체시점을 넘은 필터를 통과한 물이 그대로 기계 안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맛이나 위생에) 문제가 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실제로 커피업체에서는 커피머신의 겉부분만 청소하는 데 그칠 뿐 교체비용이나 시간문제로 내부는 신경쓰지 못하고 있었다.

업소용 커피머신 수리업체에 맡겨진 제품을 분해한 결과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가 그룹헤드(원두를 커피머신과 연결해주는 부분)에 쌓여있었으며 보일러 내부에는 스케일(석회가루)이 축적돼있었다.

한 커피 엔지니어는 "이 제품의 경우 2010년도에 제품이 만들어져 4년간 사용했던 것으로 이런식으로 세척을 깨끗하게 해주지 않으면 커피찌꺼기가 막혀 물이 역류하는 등 벌레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커피머신은 커피를 추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찌꺼기가 머신의 각 부품표면이나 하단에 쌓일 수 있기때문에 4주에 한번 닦아줘야하며 2년에 한번은 보일러 내부에 쌓이는 스케일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에스프레소 머신을 데우고 뜨거운 물을 공급해주는 보일러의 경우 정수필터를 통해 들어온 물의 미네랄 성분이 열을 만나면서 화학적 변화를 겪는다. 이 때 생기는 것이 스케일이다. 제작진은 "스케일은 자연스럽게 생길 수 밖에 없지만 제거를 위한 청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스케일은 보일러 내부에서 가루처럼 쌓이지만 차츰차츰 시간이지나면서 조개나 어패류처럼 굳어가는데, 이를 정기적으로 제거해주지 않으면 커피의 위생과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업체에 따라 전용온수기를 사용하는 곳도 있었지만 커피머신 보일러의 온수를 바로 쓰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제작진이 커피머신에서 담아낸 온수에는 노즐 앞뒤에 쌓여있던 찌꺼기가 소량 함유되있었음에도 에스프레소를 첨가한 후에는 그 색깔때문에 구별할 수 없었다. 세균검사 의뢰를 실시한 결과도 놀라웠다.  에스프레소 추출구에선 4000마리, 보일러속 스케일에선 4800마리의 세균이 각각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커피업체들을 상대로 현장점검에 나선 결과 한 커피업체의 경우 커피 추출구는 커피찌꺼기 등 이물질로 가득했고 6개월 내지 1년정도 청소를 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업체는 커피찌꺼기들이 삭아있는가하면 역류한 커피들로 기계가 부식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점주들은 “안에는 열어볼 생각을 못했다”면서 “괜히 열었다가 고장날 것 같다”고 말했다.

시중 대형프랜차이즈업체들의 경우 머신청소가 대부분 아르바이트생들이 관리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들은 "내부청소는 신경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작진이 본사에 문의한 결과 일부 업체는 온수 버튼을 자주 눌러 내부의 물을 순환해서 사용한다고 답했고 매장측이 요청하면  전문업체에 의뢰해 진행한다고 답변해온 곳도 있었다. 일부 커피전문점은 4~5년 주기로 필요한 매장의 경우에만 진행하고 있었다.

한편 커피머신의 관리여부가 위생상태는 물론 커피의 맛을 좌우하는 사실도 전해졌다. 커피칼럼니스트, 바리스타 등 전문가 4인이 세척 전(A)과 후(B)의 머신에서 추출한 커피맛을 비교한 결과 A커피의 경우 경우 단조롭고 특수한 맛이 없으며 끝맛이 텁텁하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B커피의 경우 풍미가 지속되고 전체적으로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일반소비자의 경우 A커피가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라고 답하는 결과가 나왔다. 55명의 시민중 36명이 세척 전의 머신에서 추출된 커피의 맛이 좋다고 답변했다.

전문가는 이에 대해 “많은 수의 프랜차이즈에서 그런 맛이나기 때문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면서 “특히 많은 사람이 몰리는 프랜차이즈일수록 추출이 반복되면서 그런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최근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유명 커피전문점들의 커피값이 크게 인상됐다. 소비자들이 적지않은 커피값을 지출하는 만큼  품질관리를 제대로 해야한다는 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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